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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폭발은하의 하나인 '베이비 붐 은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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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엔 수많은 천체들이 있다. 맑은 시골 밤하늘만 봐도 셀 수 없을 만큼의 별이 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천체들 사이의 빈 공간은 더 넓다. 보통 '항성 간 공간' 혹은 '은하 간 공간'이라 불리는 이 빈 공간은 사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곳만은 아니다.
우주공간은 종종 진공상태라고 표현되기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완벽한 진공은 아니다. 실제로는 플라즈마 상태의 물질들이나 미세 입자들이 들어차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 또한 존재할 수 있다. 물론 그 밀도가 지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진공이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우주 공간은 투명하다.
하지만 초기 우주는 지금처럼 투명한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빅뱅이론과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초기 우주 공간은 밀도 높은 안개로 가득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우주 안개(cosmic fog)’라 부른다. 가스와 먼지 등으로 이뤄진 대규모 성간물질을 뜻하는 오늘날의 성운(nebula)과는 다른 의미다.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 안개가 걷히게 된 원인을 항성이 생성되는 은하로부터 방출되는 복사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해왔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과정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헌데 최근 미시간대의 천문학 연구팀이 이 우주 안개가 걷히게 된 원인과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미시간대 천문학교수 샐리 오에이와 천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조던 자스트로우는 남쪽하늘의 켄타우루스 자리에 위치한 별폭발은하 ‘NGC 5253’을 관측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에 대한 내용은 최근 천문학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실렸다.
강력한 자외선 폭풍이 우주 안개 걷히게 했을 것 이들이 관측한 별폭발은하(starburst galaxy)는 별이 폭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별이 폭발적으로 탄생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폭발적 항성 생성 은하라고도 불린다. 별폭발은하에서는 연간 4천여 개의 별이 태어난다. 우리 은하에서 연간 약 10개의 항성이 태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0배에 이른다. 이런 형태의 은하는 오늘날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드물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초기 우주에 이와 같은 은하들이 매우 흔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진은 특수한 필터를 사용해 항성 간 공간의 증발하듯 사라지는 가스들 속에서 은하로부터 좁은 원뿔 형태로 방출되는 자외선 복사를 찾아냈다. 비록 은하로부터 방출되는 자외선 복사를 직접 관측한 것은 아니지만 자외선과 상호작용하는 주변의 가스로부터 그 신호를 찾아낸 것.
연구진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를 통해 "이것이 잘 관측되지 않는 이유는 자외선 복사의 좁은 원뿔 형태 때문이며, 시작 부분이 작아서 마치 등대가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빛을 보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별폭발은하가 흔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초기 우주에서 이와 같은 원리로 방출된 강력한 자외선 폭풍들이 은하 간 공간의 우주 안개들을 깨끗하게 날려버렸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초기 우주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이처럼 항성 탄생과 함께 방출되는 방사선들이 성간물질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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